9월 14일에 군대를 갔으니... 군대가기 전의 마지막 여행이다. 그떈 나름대로 참 심난했던 때였는데...
하지만... 가이아 사람들과의 그 여행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특히... 성산포 민박집에서 알록달록이불을 덮고 있는 내사진은 잊을 수가 없다. ^^
여태까지 제주도를 여러번 가봤지만, 이 때가 가장 제주도를 제주도답게 느낄 수 있었고 가장 재밌었다.
뿔호반새(GAIA 1996)의 제주도 여행기
뿔호반새 님의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나도 그때 일기 조금 썼었는데, 어디에 갔는지 찾지도 못하겠다.
누나가 글 잘 써놔서 누나홈페서 가지고 왔다. 다시 한번 읽어보니...
신기하게도 바로 어제 있었던 일들처럼 그때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WED.26/07/00
밭종다리('95) 뿔호반새('96) 홍때까치('97)
붉은가슴밭종다리('98)...제주도로 출발!!!
P.M 11 : 05 목포행. (서울역-목포역_학생할인&수요일이라서 할인:12,300원)
밤기차는 역시 힘들다. 눈은 감기는데잠들기가 쉽지 않다. 좌석은 불편하고 안이 환해서 역시나 바깥 풍경은 보기 어렵다.
혜영, 형석, 밭쫑(현정언니) 그리고 나는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의 다리를 상대편 자리 틈새로 집어넣어 쭉 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리는 져려오고...불빛 땜시 못자고 있다. 뒷자석에선 자꾸 쿡쿡 좌석을 뒤로 더 재끼려고 계속 밀고 말이지...
으~짜증이군...나도 허리 아프단 말야_
하지만 간간이 보이는 가느다란 하현달이 날 위로해주는군. 다시 잠을 청해보자.
THU. 27/07/00
A.M 5시쯤 목포역 도착!
역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편의점에서 우유랑 껌 사고...(화장실은 넓은 편이고 괜찮았다. 알고 보니 그 우유는 상하기 일보 직전이어서 먹지도 못하고 버렸시야...)
A.M 6시쯤 되자 TAXI타고(기본요금 1,300원) 목포항으로 갔다.(제주도 가는 배는 다른 터미널에 따로 있더군.국제여객터미널이라고 써있었던 것 같다.)새로 지은 건물처럼 보였는데 화장실도 깨끗하고 넓고 로비도 괜찮았다. 거기서 미리 준비한 아침을 먹고 (도시락 & 빵 & 우유...그 근처 식당은 비싸다는 걸 알고 미리 각자 식사 준비함)... 여기저기 돗자리 깔고 누워자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모두들~ 제주도 가는 사람들_A.M 9시 배 하나있더군. 표는 A.M 7시부터 파나보다. 우린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3등 객실 & 학생 할인하여 16,000원 내고 입선 기다렸쥐(A.M 8시부터 입선 가능)...
얏호! 드뎌 육지를 떠나는구나! 배타고는 첨으로 가보는 제주_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3등객실도 나름대로 깨끗하고 넓다. 허나 성수기이어서 계속해서 들어오는 사람들...밤기차 타느라 잠도 못자서 머리가 띵한데 제대로 다리 뻗고 잘 수 있을라나_
딱딱한 바닥에 돗자리를 베개삼아 새우잠 잤더니 허리가 아푸다. 그러나 그게 문제가 되겄냐. 피곤한 몸 조금이라도 누워서 풀어줘야쥐... 모두들 드러누워버렸다. 정말 피곤하다.
지금은 A.M 10시...9시에 배 출발한 것도 모른채 잠이 들었나보다. 죠리퐁이 되어버린 내눈.
다른 사람들 얼굴보니 허허허^^모두들 호빵같다. 더 이상 눕기 불편하다.나가서 바람이나 쐬어야겠다.
역시 바닷바람은 시원했다.흰 물결을 일으키며 느릿느릿 제주도로 향하는 배... 군데군데 홀로 서있는 자그마한 섬들_육지에서 바다를 건너 섬으로 가는 느낌이 팍팍 든다. 넘 좋다.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화장실. 그래도 깨끗하다.
휴지도 구비되어 있고_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다시 3등객실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꼬마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젊은이들의 수다소리로 시끌벅적했던 객실이 지금은 엔진소리로 가득하다.
A.M 10:33... 배멀미가 시작되려나...조금만 흔들려도 머리가 띠~잉...이건 어제 잠 못자서 그런거다. 절대 배고파서가 아냐!!! 이 사람들아...이젠 일어나시오!!!
A.M 11시쯤 사람들과 3F으로 올라갔다. 바람 짱!!! 넘넘 시원하고 날라갈 것 같았다. 끈적거리는 바다바람과 기냥 내리쬐는 햇살...햇빛ALLERGY 땀시 남방 벗을 수도 없고 말이지...넘 더워! 바람이 덜 부는 2F으로 내려가 우리의 주특기인 컵자기로 12시까지 몸을 풀었다. 2,000원 하는 카스타드를 매점에선 3,000원에 팔더라...으으~~ 미리 사온 천도복숭아(1,000원/2EA x 4)와 함께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더 울렁거린다....안돼~~~
P.M 3:16 드뎌 제주항 도착!
알바하는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빗자루로 바닥을 쓸면서 빨랑 나가라고 하더군. 나에게 안좋은 인상을 주다니 음_
항구에 봉고차 가지고 직접 마중나온 자전거집 아저씨_ 넘 친절하셨다. 우선 자전거 집에가서 우리에게 맞는 거 타보고 각자 자신의 자전거를 결정했다. 모두 새것과 다름없더군.
(12,500원/7~9일) 우리를 제주대학교까지 태워주시고(제주대까지 부탁했더니 흔쾌히 들어주셨다.) 제주 삼다수까지 챙겨주시고...자전거는 망가져도 괜찮으니 꼭 안전하게 여행하라면서 신신당부까지_ 넘 고마웠다. (삼천리자전거남문대리점 : 송문준 : 주간-064-752-8479, 야간 064-722-6169)
P.M 4 : 40쯤 제주대학교 도착!
이야~~정말 멋있고 운치있다. 특히 제주대학교 들어가는 2차선은 가로수가 쫘악 펼쳐져 있었다. 정문 앞에 떡하니 서있는 돌하루방_그러나 그런 감상도 잠시. 배낭메고 자전거 타려고 하니 두려워진다. 자꾸 쓰러진다. 앞이 캄캄해지려고 한다. 걱정이 앞선다. 어쩐다? 아니다. 해낼 수 있다!!! 잔뜩 겁을 먹고 다시 시도해본다.
정문에서 학생회관으로 가려면(학교 내부로 들어가려면 경사진 곳을 올라야 한다.) 우리에게 언덕으로 보이는 곳을 지나가야 하는데...균형잡기가 힘들다. 이러다 중도포기? 아니야_ 그럴리 없다!
P.M 5시쯤...
학생회관으로 들어갔다. 식당 메뉴판을 보니 공기밥이 500원, 온국수 500원, 정식이 1,100원이었다. 역시 국립대라 싼건가...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은미언니에게 전화 했더니 직접 오신다고 하더군...설레인다. 어떤 모습일까?
드뎌 대면하다!!!나이에 비해 엄청 젊어보인다. 각자 소개하고 언니가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아열대식물연구실로 갔다. 쥬스, 수박까지 주신다. 거기에 언니가 우리에게 주려고 여행정보 스크랩한 것까지...죄송하기까지 하다.
P.M 6시가 되자 우리는 자전거로 , 언니는 BUS로 제주시청(언니가 사는 동네)로 출발.
으악~ 그 오르막길이 이젠 모두 내리막길인데_폐달 안밟고 제주시청까지 가서 좋긴 하겠지만 균형잡기도 힘든데 어쩐다_ 그래도 FIGHTING을 외쳐보며 아자! 아자!
P.M 7시가 못되어 무사히 제주시청 도착! 내려오면서 계속 브레이크 잡느라 손이 아파온다.
그래도 어디냐. 오늘 내로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고 한숨 돌렸다.^^
제주시청 분위기는 서울과 다름없더군...대학로를 연상시키는 젊은이의 거리... 시청 앞에서 제주대 수화동아리 학생들의 공연도 보고_
언니네 부모님께 인사하고 P.M 8시쯤 푸짐한 저녁을 먹고 거기에 과일까지_ 정말 배가 빵빵하다. 언제 다시 이런 걸 먹어볼까. 내일부턴 밥, 된장국이 다일텐데...언니네엔 정말루 많은 기니피그가 있었다. 새끼낳고 또 낳고 했단다.찍찍거리는 소리가 넘 귀엽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위해 준비물 사러 9시쯤 E-MART로 향했다. 시청 앞에서 버스타고 내려서 한참을 걸어 도착(해변공연장 지나 PALACE HOTEL & SWISS HOTEL 지나서).야야~~ 내가 좋아하는 시장구경이닷!
거기서 라면, GAS, FILM, 음료수, 참치캔, 3분카레&짜장, 호박잎 등을 사고(대략 3만원 정도) P.M 10 : 10쯤 나와서 해변공연장으로 향했다. 방파제 따라 걸어갔는데 여기저기 돗자리 펴고 얘기하면서 음식먹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다. 나중에 여기서 고기나 구워먹을까? 해변공연장에선 노랫소리가 들리고 농구장에서 열씨미 공을 좇아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고_ 멀리 보이는 등대불빛, 수평선에 떠있는 고깃배들, 사람소리, 바다냄새...활기가 넘친다.
두명, 세명으로 나눠 TAXI 타고 (1,500원 x 2) 다시 언니네로.
씻고 정리하니 지금은 A.M 1시...정말 피곤하다. 이런 몸을 쭉 펴고 잠잘수 있게 해준 언니한테 너무나 고맙다. 내일부터 고생 시작일테지만 우리 모두 잘해냅시다!!!
FRI. 28/07/00
A.M 6시쯤 기상.
정말 편히 잠들어 봤구나. 언제 잠들지도 모를정도니_
또다시 빠방한 배가 되도록 아침을 먹고 어르신들게 인사드리고 언니네 집 앞에서 찰칵!하고 드뎌 하이킹 시작이다!!!
A.M 7시_ 언니네 집에서 나와 해안도로 가는 길을 잘 몰라 헤매다보니 어느새 공항까지 가버렸다.으- 벌써부터 힘들다...다시 물어물어 해안도로로 들어가니 저기 바다가 보인다 .우와~ ~ 진짜 바다다! 출발 기념 촬영 한방씩! 아자! LET'S GO!!!
레포츠 공원(야영비 무료)지나 이호해수욕장 지나 외도교 -> 다시 해안도로 또 타고...가끔 나오는 언덕_정말 더운데 숨이 콱콱 막혀온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시원스레 흰거품을 일으며 파도치는 모습과 푸른 빛으로 물든 바다가 위안이 된다. 더군다나 물수리가 쓰윽 지나가네? 역시나 멋있당...우리도 FIGHTING!
A.M 10시쯤 고내포구에서 천도복숭아 먹으면서 처음의 두려움이 사라지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분명 완주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만큼 왔는데 괜찮군. 그래, 할 수 있어!
P.M 12시쯤 협재해수욕장에 도착!!! 하도 덥고 지쳐서 밥 먹을 생각도 없고 입맛도 없고_ 냉수박이 보인다. 5,000원 주고 반으로 잘라서 숟가락으로 게눈 감추듯 뚝딱! 넘 시원하다. 갈증아, 안녀~엉...원기회복! 옷을 보니 얼룩이 져있다. 염분인갑다.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내가 물을 잘 마시지 않아서 그런가? 앞으론 갈증 안 나도 땀 흘린 만큼 물을 먹어줘야겠다.
이 곳 물색깔이 정말 시원하고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만큼 아름답다. 저 너머 보이는 비양도. 원래 계획은 거기가서 1박하는 건데 첫날은 갈 수 있은 데까지 가기로 해서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보인다. 샤워비 1,000원 받더군...
화장실 가서(넓은 편이고 깨끗) 씻고 대강 더위를 식히고... 어제 샀던 빵으로 점심 해결하고(수박으론 물론 양이 안차지잉~^^) 그늘 찾아 다시 출발!
P.M 2시쯤 타기 시작했는데 정말 쥑인다...헉헉...그늘은 보이지도 않고... 저기 버스 정류장을 보니 먼저 출발한 형석과 혜영이 쉬고 있다. 다행히도 그늘이 있어 따가운 햇볕을 피하며 다시 쉬기로 했다. 이따금 자전거족이 지나간다. 무진장 더울텐데_
P.M 3시_다시 출발.
가다가 해안도로 탔는데 야야~~~ 흑로가 내 눈앞에서 날아다닌당!!! 캬~~~ 입이 어느새 귀에 걸쳐있다. 나의 피로를 풀어준 흑로야, 반갑고 고마우이.-.*
우선 고산까지 가서 하모해수욕장에서 야영할 지 화순해수욕장에서 야영할 지를 정하기로 하고 또다시 열씨미 폐달을 밟았다. 드뎌 고산 도착(P.M 4시 조금 넘어...). 넘 힘들다. 빨리 텐트칠 곳을 찾아야 한다. 그럴려면 대정까지는 가야할텐데 날은 저물어가고_
결국 1박할 곳은 하모해수욕장으로 결정내리고 가능한 빨리 도착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타지 않고 NO.12 국도를 선택했다. 그러나_자꾸 언덕이 나온다. 하나 넘으면 또 하나가 기다리고...맞바람마저 불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구나...으윽.
지도 보려고 책을 찾는데 어라? 이것이 없다...안돼~~~ 아까 바람에 자전거가 넘어졌는데 그때 가로수랑 논 사이에 있는 도랑으로 빠져부렀다보다. 이를 어쩐다? 다시 그 언덕을 넘어서 여기까지 와야한단 말인가? 안되겠다. 히치해서 가지러 가자. 결국 나랑 혜영은 수 많은 시도 끝에 히치 성공! 우리가 넘어온 고개를 2분도 안되서 쑤욱~ 이렇게 편한거 우리는 죽어라 폐달을 밟았으니_우리를 딱하게 보더군. 잃어버린 곳에서 내려 있는 힘껏 눈에 힘주고 찾기 시작. 풀 속에 묻혀 안보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앗싸! 저기 보인다! 우린 다시 히치해서 형석과 밭쫑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야야~~ 책 찾았어요!
벌써 P.M 5시다. 해 떨어지기 전에 텐트쳐야 한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군...하지만 빨랑 가야한다. 으으~~
물어물어 드디어 하모해수욕장에 오다! 벌써 P.M 6 : 30을 지났다. 딱 보는 순간 , 어라? 이렇게 조그마한데도 있었나 첨엔 생각이 들었지만 갈수록 (하지만 참 한적하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 북적거리지도 않아 조용해서 좋았다) 마음에 들었어! 배는 엄청 고픈데 먹을 기운마저 없다. 기냥 드러눕고 싶지만 우선 텐트를 쳐야겠지. 그러고 보니 P.M 7시_저녁차리니 P.M 8시_(자릿세 3,000원 받았지만 샤워비 500원은 무료였당^^)
텐트 친 곳 앞으로 돌로 된 TABLE이 있더군. 딱이다. 그곳에서 식사하면서 바다를 보니_햐~ 분위기 짱이다! 수평선에 떠있는 고깃배들이 꼭 여러 개의 태양같다. 머리위를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하늘과 저멀리 배위에 떠있는 고깃배들의 만남_ 정말 죽인다.
혜영이 맛있게 끓인 된장국으로 시원스럽게 속을 풀고 P.M 9시쯤 씻고-정말 나오기 싫더라.엄청 개운하고 시원!(샤워실/탈의실 : 깨끗한 편&16명정도 수용가능, 화장실 : 3칸&세면대 3곳)- 정리하고 어쩌다 보니 P.M 10 : 30에 잠자리에 누웠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잠을 못들고 있다.
지금은 P.M 11 : 30...어떡해...잠이 안든다. 내일 A.M 5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피로 풀어야 체력 만땅으로 달리지! 옆에서 형석이 잠꼬대 한다. "아, 따가따가." 그 옆에선 혜영이 내는 신음소리 "으으~~." 오늘 엄청 햇빛에 그을러서 피부가 따갑고 피곤한가보다. 앗, 혜영의 사건이 생각났다. 오늘 낮에 주인도 없는 남의 집 화장실을 기냥 들어가부렸지(물론 먼저 계세요했는데 아무도 안계시더군). 하도 찬물을 많이 마셔 배탈이 났으니 참을 수도 없고_^^ 지금은 혜영의 사건 1-혜영의 식은땀-에 이어 사건2-혜영의 신음소리다. 하하하^^
왜이리 잠이 안드노_텐트 앞을 보니 바닷가가 보이고 그 반대쪽으로는 산방산이 떡하니 보인다. 정말 멋있다. 이런 풍경이라도 보니 잠이 오려고 한다.
SAT. 29/07/00
A.M 6:30 기상.
역시나 5시에 일어나지 못했다. 5시 alarm소리에 아무도 무반응_몸이 장난이 아니더군. 역시 자전거 탄 바로 다음 날은 음...온몸이 져려온다. 어제 먹고 남은 밥과 국,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텐트 걷고 짐 챙기고 나니 A.M 8시. 어제 7시에 출발한 것도 늦은 건데 오늘은 더 늦게 떠나게 되는구나.
A.M 8시 출발_ 벌써부터 더운데 말이지 이제 반드시 지나가야 할 산방산을 보니 막막하군.
저곳 언덕이 장난이 아니라고 하는데 말이지. 동네에서 나가는 길을 묻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 따라오라고 하신다. 이 골목 저 골목 돌아서 나오니 차도가 보인다. 이리로 주욱 가면 언덕 안 나오고 좀 편한 길이라고 하신다. 대신 산방산 입구까지만 평지고 다시 언덕이라고 하시더군. 너무나도 고마웠다. 아주머니 말씀따라 그냥 주욱 갔다. 날씨 한번 무덥다. 앞으로 보이는 암벽으로 된 산방산_위엄있고 거대하다. 저 길을 올라야 하다니_아...생각만 해도 땀방울이 뚝.
산방산 입구에 도착하여 용머리해안 주차장에서 다시 찰칵! 바람 한번 무섭다. 자전거 넘어지고 우리 몸이 날아갈 거 같다. 산방산 고개를 넘어가는 길_저 언덕. 낑낑대고 자전거를 끌고 갔다. 맞바람이 드세게 불어 우리를 힘들게 하고. 그러나 이 모든 게 한번에 훨훨 날아가버렸다. 이 몸이 날아갈 것 같은 내리막길! 왼편으로 산방산이, 오른편으로 절벽에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정말이지 표현 자체가 불가능하다! WONDERFUL! WOW!
A.M 10시쯤 고개를 넘어 주욱 내려오니 제주조각공원 가는 길이 펼쳐진다. 이곳도 운치있다. 뒤편이 되어버린 산방산을 쳐다보니 햐~이것도 멋있다.
열씸히 평지를 달리다가 언덕 넘어서 도착한 화순해수욕장 입구. 시간이 일러 좀더 가서 점심(냉수박) 먹기로 하고 박카스랑 아이스크림 먹고 다시 언덕을 넘고 넘고...정말 어정쩡한 고개다.
A.M 10 : 30쯤 어느 가게에서 냉수박(4,000원)먹고 양해를 구해서 라면도 끓여 먹고_혜영은 수박껍질로 화기를 가라앉히고 있다...
P.M 12쯤 출발_ 2분쯤 달리자 안덕 계곡 입구가 나오더군. 들어가보고 싶지만 타던 자전거 또 내리기 힘들다. 그냥 달릴 수밖에...책에 보면 분명 안덕 계곡 지나면 폐달 밟지 않고 중문관광단지 올 수 있다던데 아직까지 언덕만 나오고 말이지 언제 내리막길이 나오는 것이란 말인가_공사 중이라 큰 트럭이 엄청나게 달리고 작열하게 타오르는 땡볕에서 그 많은 언덕들을 넘으니 이게 뭔 사서 고생인가...하지만 젊으니까 해볼 수 있었으리라.
P.M 1시쯤 강정유원지 이정표가 보이는 도로 옆 그늘에서 잠시 돗자리 깔고 한숨 돌리고 다시 일어섰다. 다행히도 그 책 내용은 맞았다.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금방 내리막길이 나온 건 아니지만_정말 신이 났다. 차들 속도만큼 우리도 내려오는데 더위와 피로를 식혀줄 정도로 씽씽씽! 그 기분 이렇게 안 타본 사람들은 모를거다.^^
중문관광단지로 들어가지 않기로 하고 계속해서 NO.12를 타기로 했다. 하지만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가도가도 계속 나오는 언덕들...으악_ 이젠 아예 산같은 곳이 등장! 국도라고 하기엔 차선도 많고 차들도 씽씽 다니는 고속도로 같다. 언덕 꼭대기가 어딘지 안보인다. 제일로 더울 때 배낭 메고 자전거 낑낑 대며 끌고 가는 거란_정말 죽을 맛이다. 그늘도 안보인다. 그냥 도로뿐이다. 뒤쳐진지 한참이다. 저 멀리 쉬지도 않고 올라가는 혜영, 형석, 밭쫑. 대단하다...하긴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쉴 만한 그늘이 나오겠는가. 난 결국 안되겠다 싶어 어느 돌담 밑으로 생긴 그늘 밑에 쪼그리고 앉았다. 일사병 걸리겠다. 남은 물, 마시지 않고 머리에 붓고 등에 붓고 다시 출발.
아무튼 그 고개를 넘으니 P.M 2시쯤_ 어느 건물 앞에서 쉬고 있더군. 음료수와 천도복숭아로 정신 차리고...그런데 이런이런_태풍이 북상중이라고? 이거 공천포에서 야영하려고 했더니만 못자겠는걸? 어쩐다? 태풍 피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_ 우린 결국 은미언니께 도움을 청했당...정말 고마운 언니_ 남원에 있는 언니 할머니댁으로 오란다. 그럴려면 대략 35km 정도는 더 가야하는데 벌써 P.M 3 : 30이다. 있는 힘껏 달려야 한다. 그러나 비행기표와 자전거 검검하느라 지체. 그런데 자전거 검검한 곳이 '97년도에 자전거 여행할 때 우리가 빌렸던 가게가 아닌가. 그 앞 쪽으로는 우리가 자전거 여행 전 연습했던 학교가 보이고_ 기분 묘하더군.
P.M 4: 30쯤 서울행 비행기표(8/4 오후 7시쯤걸로... 학생할인&성수기 요금 : 68,250원 x 4) 구입하고 5시쯤 시내를 벗어나 남원으로!!!
역쉬 서귀포에서 NO.12를 자전거 타고 간다는 건 장난 아니다. 대낮에 넘었던 그 고개 수준과 엇비슷하다. 경사진 언덕이 길게 뻗어있고 날은 무덥고_지친다...주유소에서 시원한 정수기물로 갈증을 풀기도 했지만 힘든 건 역시나다...은니언니랑 약속한 신흥1리 버스정류장까지 빨랑 도착해야 하는데 자꾸 쳐지니 언제 가나. 나랑 밭쫑은 결국 아이들이 아예 안 보일만큼 뒤쳐져 버렸다. 밭쫑도 발가락 상태가 더욱더 악화되고 있었다. 가다가 어느 버스 정류장에서 납작해질 대로 납작해진 '업그레이드 몽쉘'도 짜 먹기도 하고.자전거 타면서 바닥에 납작하게 깔려버린 잠자리와 제비들이 정말 자주 보게 된다.으윽~
벌써 P.M 7시가 다되어 간다. 드뎌 은미언니와 상봉!!! 해지기 전에 빨랑 도착하려고 지나쳐온 남원큰엉과 영화박물관. 아쉽지만 담에 BUS타고 들려야겠다.
언니네 할머니댁까지 20여분동안 걸어가면서 이야기하고... 할머니께서 반갑게 맞아 주셔서 정말 고맙고 폐가 되는건 아닌지 죄송스러웠다. 짐 풀고 방에 앉아 있는데 씻지도 않았는데도 그대로 뻗어버렸다. 오늘 정말 정말루 힘들었당...우리 체력 정말 장난 아니군. 역시 우린 가녀린 소녀가 아닌가벼~. 하긴 형석도 박양이지.^^
P.M 8시가 넘어서야 저녁 먹었는데 알고 보니 그때까지 할머니와 언니가 저녁 前이었다니 너무너무 죄송하다. 최고로 꿀맛같은 저녁을 먹었는데 거기에 수박까지 우와~~. 날씨방송을 보니 오늘부터 태풍 영향권이라고 하더군. 내일 밤이 고비란다.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태풍이 지나간다고 하는데 비 맞으면서 가야 하나_ 아니야, 우린 날씨 복이 있으니 아마도 태풍이 금방 지나갈거다.
빨래하고 A.M 12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매미소리가 더위를 더하는거 같다. 내일은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되겠구나. 어쨋건 비가 내리치기 전에 성산에 도착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보아 정말 태풍이 오긴 왔나부다. 밤하늘에 별빛도 찾아보기 힘들고_
SUN. 30/07/00
A.M 6 : 30 기상.
어젯밤에 하도 후덥지근한 날씨 땜에 햇빛ALLERGY로 간지러운 팔이 부어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A.M 1시쯤 깨지더군.
형석이가 자다가 발로 차는 바람에 선풍기 컨센트는 빠져버리고_ 시계불 비춰가면서 간신히 선풍기 틀고 민소매 T로 갈아입고 다시 잠을 청했다.--;그러다가 다시 새벽에 눈이 떠졌는데 분명 카시오페이아자리가 밤하늘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좀 전만 까지도 구름이 잔뜩 끼어있던 하늘이었는데 말이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꿈인지 생시인지. 정말 꿈이었을까? 할머니와 언니의 정성스레 차려준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 끝! 모두들 집 앞에서 포즈 취하고 특히나 혜영은 귤나무 밭에서 한 방 더 찍고_ 걱정스런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언니에게 무사히 성산까지 갈테니 안심하라고 하고 동네를 나왔다.
A.M 9시. 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바다를 삼킬 것 같은 저 파도를 보니 내심 걱정이 된다. 아~드뎌 태풍이 이곳까지 왔구나. 태풍아, 좀만 참아주라. 우리가 성산 도착할 때까지만이라도_
우리는 무조건 성산까지 빨리 도착하려고 거의 쉬지 않고 해안도로 따라 폐달을 밟았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배낭커버를 씌우고 비옷은 입지 않고 그냥 달리기로 했다. 지나가던 해녀 분이 밭쫑에게 바다가 사나워지고 있다면서 여기서 머물다가 가는게 낫다면서 걱정했단다. 아~~ 더 걱정이 되는군. 옷은 이미 홀딱 다 젖었고 이젠 양말까지 흠뻑 젖어 신발이 무거워졌다. 대신 무게 때문에 폐달 밟기는 수월하더군. SUN-CAP은 또 다시 그 기능을 발휘, 햇빛 차단 뿐만 아니라 비가 와도 시야가 방해되지 않아 확 트이게 보였다. 하하하,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SOVI'S 홍보요원이 되어버린 나다.
해안도로에서 나와 다시 NO.12에 들어섰는데 아이구_또다시 보이는 언덕이당...햇빛이 없어서 무덥지는 않은데 비가 와서 차가 무섭구나. 굉음을 내면서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씽씽 달리는 큰 차들. 차를 특히나 주의! 그렇게 난 한번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언덕도 낑낑대며 폐달을 돌리며 올라갔다 내려오며...한 시간쯤 지났을까. 한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그런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밭쫑이 도착하지를 않는다. 불안하다. 차들도 세게 달려서 겁을 먹었나. 사고가 난 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교차한다. 다행히도 내가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도착해 있었다. 배낭커버가 자꾸 벗겨져서 지체한거란다. 아무일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A.M 10 : 30쯤 다시 FIGHTING하고 안전운전을 강조하면서 NO.12를 달렸다. 그러다가 다시 나온 해안도로를 탔는데 바다가 잠잠해있고 비도 그쳤다. 정말 다행이다. 날씨가 좋아진다.
A.M 11시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구름 사이로 거의 보일랑 말랑한 햇살에 젖었던 옷이 마르고 있다. 역시 얇은 옷을 가져오길 잘했당.^^ 섭지코지를 우측으로 하고 계속 평지가 나온다. 홀로 자전거타고 가던 여행객이 우리에게 좋은 여행되세요! 라고 인사하던데 난 당황스러워 그냥 네? 네~라고 밖에 하지 못했시야. 다른 여행객들에게 손들어 인사할 수 있는 저 여유와 즐거움_참 흐뭇했다.
A.M 11 : 45 드뎌 드뎌 성산포 '해변민박'도착! 우리학교 겨울조사 때마다 오는 민박집이란다.(2박3일에 2만원에 해주셨다)새 집이라 엄청 깨끗하고 시설도 좋고 방도 넓다. 할머니는 참 편하고 웃는 인상이신데 할아버지는 무뚝뚝하시다. 모두들 조금씩 느낀거지만 제주남자들은 무뚝뚝한 편이다...아니 어쩜 일부일 수도 있지만_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은미언니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 드리고 씻고 나서 밥 먹으니 에쿠_저절로 몸이 쓰러지네.
P.M 2시_어느새 햇볕이 따사롭게 비춘다. 태풍 지나갔나벼. 민박집 앞으로 보이는 성산 일출봉. 역시나 멋있다. TV에서 제주 날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역쉬! 우린 날씨복이 있다니까!
오늘 밤이 고비고 내일 낮이면 제주를 벗어난댄다. 모레 일출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깨에 大침 놓는거 같다.빨래도 발로 꾹꾹. 오늘은 푹 쉬어야쥐...
EVENT하자던 혜영이 제일 먼저 눕는다. 결국 잠이 들었나보다. 이론~~ 오늘도 난 마지막으로 누웠다. 밖은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비가 내리친다. 무서워진다. 오늘 밤이 고비라니 내일이면 게이겠지...
MON. 31/07/00
A.M 9 : 30 기상.
역시 새벽에 장난 아니게 바람 불고_새벽에 잠이 깰 정도였다. 그래도 역시 눈은 감기고_아무튼 모두들 엄청 잤다. 일어나서 보면 다른 사람 다 자고 있어 또 자고 또 자고...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도 각자 그랬단다. 그러니 다 못 일어날 수밖에.^^ 그래도 탐조는 가야지!
비온 후라 세상이 온통 화창하고 깨끗해서 시야가 확 트였다. 우리학교 조사지인 종달리와 하도리로 향하는데 배낭 안매고 짐이 없으니 훨 수월하고 가뿐하더군.
종달리에서 하도리 가는 길에 작은 해수욕장 비수꾸리한 곳이 있는데 역시나 아름답구나!!!'97년도에 봤던 만큼 감흥은 없지만. 저 바다 색깔 좀 봐! 이야~~
하도리에서 가마우지 대략 6마리가 바위에 있고 물수리가 사냥하는 모습이 보였다. 날쌘돌이 물수리_내 맘을 설레이게 한다니까.^^
겨울조사 와서 보는 바다는 또 다르단다. 훨 이뿌다고 하네. 아무래도 추우니까 수초들이 적게 보여서 더 깨끗한 푸른 빛을 보여서일까? 진짜루 겨울의 제주를 느끼고 싶다. 이번 겨울에 은미언니 할머니댁에 와서 귤 따는거 도와드리러 와야지.^^
해안도로 따라 하도리 쪽을 돌아 다시 민박집으로 향했다. 몸이 넘 안좋아 또 다시 꼴지. 대낮에 돌아 다니는 건 정말일지 최악의 상태가 되버린다.ㅠ.ㅠ
P.M 2시쯤 숙소에 돌아왔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수박 먹을 기운도 없고 아이구~ 그대로 뻗어버렸다. 정말 힘들다. 옆에서 혜영이는 수박껍질로 얼굴, 팔에 맛사지 하고 있고 밭쫑은 다리 올려서 붓기 빼고 있다. 그걸 형석이가 찍어버렸으니_하하. 그러나 나중에 형석이 낮잠 잘 때 입을 헤~벌리고 자는 걸 찍어뒀지~~히히_기대된다. 어떻게 나올까?
어제처럼 하루종일 방안에서 꿈적도 않고 뒹굴었다. 과자를 한 보따리 사서 누워서 먹기까지 하고_힘들 땐 안먹히더니 이렇게 편하게 있으니까 다 찾아 먹게 된다. 저녁event로는 파전 굽기와 DDR 노래방가기!
혜영과 밭쫑이 파전을 준비하고 형석과 난 청소하고 설거지하고_(사실 어젠 나는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빨래 챙기고 짐 정리하고...혼자 부산떨었다. 오늘은 형석에게 그 임무를 맡긴다.헤헤)
파전 먹고 맥주 한 잔씩 들 하고 DDR 노래방으로! 이야, 신기하다. DDR 기계가 아예 들어있었다. 1만원/hr 주고 신나게 부르고 뛰고. 슬리퍼를 신고서도 A를 받는 혜영의 실력. 아마 GAIA에서 고수가 아닐까 싶다. 정말 대단하다. 마지막엔 맨발로 뛰더라. 워월~~
넘 재미나서 1시간 더하고 민박집에 돌아오니 A.M 1시가 다 됐다. 마지막으로 씻고 나니 A.M 2 : 50...과연 오늘 A.M 4시에 일어나 일출봉에 오를 수나 있을까?
TUE. 01/08/00
으악_ 눈 뜨니 A.M 6 : 10...
밖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어차피 일출보기도 힘들었을 거란 생각으로 다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보니 A.M 9 :35...피워둔 모기향 땜에 옷, 몸, 빨래한 거에 온통 다 연기가 베어버렸다. 에잇! 다시 빨아야 하잖여!
A.M 11시...일출봉도 못 올라가고 말이지. 계단에서 사진 찍으면 정말루 이쁜데 아쉽당.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갈 엄두가 안난다. 섭지코지도 가지 않기로 하고_ '97때 신양 해수욕장에서 야영했었는데 마침 보름 때라 바다에서 엄청나게 큼지막한 보름달이 떠올랐지. 정말 황홀이었는데 이번엔 그믐 때라 그 진풍경도 보지도 못했구나...ㅠ.ㅠ
다음 도착지는 김녕해수욕장인데 이렇게 무더움 속에서 배낭 메고 자전거 타고 갈 생각하니 으으~~
지금은 P.M 10시...여긴 김녕 해수욕장이다. 사람들은 벌써 뻗어버렸시야. EVENT 얘기만 하고 그냥 누워버리네? 나 혼자 이렇게 일기쓰고.--;
민박집에서 할머니께 인사도 못드리고 P.M 2시에 출발_ 약 28km하는 거리를 거의 쉬지도 않고 무난하게 2시간도 안돼서 여기에 도착해버렸다. 대단한 가야인들...과연 우리들은 철인인가! '97때 지나왔던 길인데 그때는 정말이지 가다쉬다를 반복했던 언덕들이 이번엔 껌이었당^^ 우리가 서귀포 지날 때 만났던 언덕들을 넘어봐서 그런가보다. 오죽하면 너무 빨리 도착해서 허무하고, BIG EVENT로 여기에서 5`16 도로 타고 서귀포시 가서 비행기표 환불받는 거겠냐! (혜영과 형석이 서울로 가지 않고 은미언니랑 8/4에 섬조사 가기로 해서리_)
이곳 김녕 해수욕장(화장실 : 3칸, 세면대 : 3곳_ 그리 깨끗하지 않고 고장 난 곳도 1군데)은 하모에 비해서 사람들이 많다. 하모 해수욕장은 한적하니 좋은데 여긴 좀 북적거린다. 그래도 물빛은 정말이지 예술이군. 텐트 치는 시간이 거의 1시간 반 걸리더군. 일찍 도착했어도 짐 풀고 나니 P.M 5 : 20...어떤 이들은 12분이면 다 친다던데 우린 역쉬~ 엉성하다.^^ 난 몸이 안좋아 바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사람들 노는 거 구경만 할 뿐.ㅠ.ㅠ 그래도 바지 걷어 올리고 바닷물엔 담가봤지만 어디 기분이 나것냐...나도 들어가고 시퍼잉!
COBALT빛 바다...정말 이쁘다...
P.M 8시쯤 저녁 해먹고 있는데 야영비를 받으러 오더군. 허헉~ 1,500원/1人 이라네? 비싸버리는군. 샤워비도 1,000원/1人 하던데 말이지. 돗자리도 안깔고 텐트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식사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처량하게 보였을까. 반찬도 푸짐하지도 않고...옆 텐트에선 고기 굽고 아이스박스에서 하나 둘 음식이 나오고 렌턴도 엄청 밝아 우리까지 득보고 있다. 4식구이던데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가 아버지인데 참으로 가정적으로 보인다. 아이들에게 불꽃놀이도 보여주고 폭죽 놀이하고...화목해 보였다.
WED. 02/08/00
A.M 7 : 30 기상.
햇볕이 장난 아니게 뜨겁다! 텐트 친 곳이 모래와 잔디로 된 곳이고 큰 나무는 또 없고 해서 그늘을 찾기가 어렵다. 아침 먹는데 벌써 등이 다 졌었다. 빨랑 떠나야 하는데 움직임이 둔하다. 까마귀도 까악 까악~여기서 이놈을 보는군. '97 조사 때 돈내코 야영자에선 엄첨 보이더만. 화장실은 아침에만 청소하는 갑다. 오늘은 휴지까지 있더군.
A.M 11시 제주시로 출발! 해안도로 타고 가는데 어라? 내 자전거가 이상하다? 으앙! 체인이 빠져버렸시야. 사람들은 저 멀리 가고 있어 부를 수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끼워 볼려고 해도 안되네? 이쿠. 그냥 끌고 가야겠군. 더워 죽겠는데 막판에 자전거가 심술부리는군...그렇게 끌고 가다가 안되겠다 싶어 다시 체인 껴보기로 했다. 얏호! 고쳤다! 알고 보니 뒷바퀴에 있는걸 잡아당겨야 체인이 껴지는 거였다. 사람들이 기다릴텐데 빨리 가장! 가다가 나오는 동네들...참으로 친근했다. 아~'97때 쉬었던 나무 밑이로구나. 그때 사라진 두환과 환수에게 열씨미 삐삐 치며 기다리던 곳. 난 아이스크림 대신 초코파이를 먹었었지...하하하, 벌써 3년 전 일이로구나. 세월 참 빠르다.
P.M 12시쯤 함덕 해수욕장에 들러 3,000원하는 그리 시원하지 않은, 여태 여행하면서 먹어봤던 수박 중에 최고로 맛없는 수박을 먹었다. 역시 함덕 해수욕장은 최고의 인파를 자랑한다. 바글바글 거리는 사람들. 어지러워지넹.
P.M 1 : 20 다시 출발. 좀 있다가 큰 차도 옆으로 수박밭이 보인다. 아! 이곳이 바로 진드르 수박단지인갑다! 이럴수가! 저 수박들 좀 봐! 냉수박도 팔고 말이지. 아까 먹지 말고 여기서 먹을걸.ㅠ.ㅠ 진드르 라는 버스정류장 간판도 보인다. 담엔 꼭 여길 이용해야것다.
검문소 지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굽이굽이 나오는 언덕을 또 오르내리고_
P.M 3시쯤이던가...앗싸! 제주시에 도착했당! 우린 해냈다!!! 완전일주! 건강하게 무사히 자전거 여행을 마치는구나! 목표했던걸 해내는 기분이란 역시나 최고다!
혜영과 형석이 비행기표를 환불해야 하기에 우린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도중에 한빛은행에 들러 회비도 찾을 겸 냉수도 마시면서 더위를 피하기도 하고. 공항에서 애들 환불받고( 이틀 전에 공항에 온거라 수수료는 안받는거 같다), 아시아나 항공에선 내일 서울행(A.M 11시)이 있어 나랑 밭쫑은 그걸로 다시 바꾸고 은미언니한테 연락해서 같이 저녁 먹기로 하고 제주시청으로 출발!
시내는 사람들이 바글거려 자전거 타기가 더 힘들다. 결국 혜영이는 갑자기 튀어나온 어린애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애기도 울고 혜영이도 울고_
P.M 6시 안되서 자전거 반납하고 그 유명한 제주도 팥빙수(보통 8,000원인데 4명이 먹으면 딱이다)를 먹으러 언니가 알려준 데로 갔는데 어라? 만원이로군. 우린 그 옆 coffee shop에 가서 먹기로 하고 들어갔는데 음...우리 몰골 때문인지 그리 반갑게 맞는 표정이 아니더군. 하긴 땀으로 샤워하고 모두들 지쳐있으니...빵이랑 팥빙수랑 먹으면서 언니를 기다렸다. P.M 6 : 50...언니가 오셨당! 우리를 보니 참...어떠셨을까? 햇빛에 그을린 모습들. 여관을 잡으려는데 언니가 절대적으로 안된단다. 또 언니네서 묵으란다. 정말 신세 엄청 졌는데 죄송하다. 언니는 " 그 숙박비를 나에게 주면 되잖니, 그냥 신세 진 김에 계속지고 가렴." 하시는데 뭐라 할말이 없다. 결국 염치불구하고 또다시 언니네로 향했다.
해변 공연장에서 고기 구워먹기 위해 언니네 후라이팬을 빌리고 장 보러 E-MART로 갔다. 삼겹살, 목살, 과자, 술, 과일 등을 사고(5만원어치 정도) 방파제에 자리 깔고 앉았다. 캬~~ 분위기 캡쓩이당! 이렇게 같은 또래끼리 이런데 앉아서 먹는 건 첨이다. 신난다! 방파제 너머로 바다도 보이고 공연장에선 음악소리도 나고_정말 배터지게 먹었다. 먹기 힘들다. 삼겹살 다 해치우고 목살 먹어야 하는데 난 포기다...
P.M 10 : 40쯤 밭쫑의 대학원 선배님이 오셔서 분위기 up 해주시고_ 참으로 개성있는 분. 썰렁한 얘기도 하고 고기는 우산 씌우고 우린 비 맞으면서 한 잔 씩들 하고_ 잊을 수 없을 거다. 그 때 배운 사투리_ 돼지= 다새기, 감방왕 고릅서(가서 보고 와서 말씀하십시오), 어리다=두리다, 참새=밥줄이...제주도 사투리는 짧고 딱 부러지게 끝난단다. 섬이라서 바람도 많이 불고 해서 전달이 빠르고 쉽기 위해. 사투리 형성도 환경의 영향이 크구나.
선배랑 헤어지고 우린 제주시청에 와서 DDR 노래방을 찾았지! 5,000원/1hr 에 해주시더군.그렇게 먹었는데 소화는 시켜줘야 배속에서 욕 안하지! 은미언니의 실력_음. 대단하당! 발에 물집이 잡히도록 뛰었다. 뛰는 모습이 참으로 재밌다. 형석이 찰칵! 찍어버리네? 어떤 모습일지 두려워지는군.^^
언니네 오니 A.M 2시...지금은 A.M 4시가 다 되어간다. 마지막으로 씻은 나는 언니네 아버지께서 일어나셔서 운동하러 나가시는 소리에 놀라 머리도 못감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서 씻고 나왔다. 참, 그동안 찍은 film을 낮에 현상했는데 정말 가관이다. 특히 형석의 낮잠 잤을 때 사진은 으~~식 후엔 절대 보면 안될거당^^하하. 나 빼고 바닷가에 들어갔던 세 사람 사진은 정말 넘 이뿌게 나왔다. 이야~ 이 바닷물 색깔 좀 봐~ 예술이군. 바닥이 다 비치네? 외국 해변 못지 않구나!
THU. 03/08/00
A.M 7 : 50 기상.
언니네 어머니께서 벌써 아침을 차려주셨다. 정말 염치없으이...언니는 어제 정말 피곤했나 보다. 아직 안일어날 정도니. 드뎌 오늘 서울에 가는구나.
A.M 9 : 50쯤 언니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공항으로 출발...BUS에서 내내 졸기만 하고_정말 피곤하다. 마중 나온 은미언니, 혜영, 형석...모두들 섬 조사 잘 하겠지. 내가 좀더 재미있게 놀 줄 알면 더 많은 일들이 펼쳐졌을 텐데... 그래도 뿌듯하다.
일주일간의 여행_ 애초에 계획했던, 관광중심이 아닌 일주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 힘이 들었지만 모두들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여행을 마쳐줘서 너무 고맙다. 더 나이 먹기 전에 꼭 일주하리라 맘 먹었던 거_ 정말 해냈다.
공항에서 전해준 언니의 정성이 담긴 선물과 편지...가슴이 찡하다. 너무나도 좋아버린 지나가던 새 - 은미언니. 여기에서 담은 추억들 모두들 잊을 수 없을거다. 또한 제주의 변화무쌍한 모습들까지 내 가슴속에 새겨진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어릴 적 가족들과 관광하러 왔을 땐 그냥 참으로 이국적이고 이쁘다고 느꼈고 '97 여름 조사하러 왔을 땐 한라산의 날씨변덕으로 자연의 힘 앞에서 우리가 참 작은 존재라는 걸, 그리고 낭만이 깃든 황홀한 제주의 모습을 보았다. 이번에 느낀 제주는...한적하고 참 살기 좋은 곳이란 걸 느꼈다. 여생을 제주도에서...이런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이 영원하길...